파인다이닝을 갈 때 저는 보통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이나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 를 참고해요. 두 평가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50 베스트 레스토랑 (The World’s 50 Best / Asia’s 50 Best / Latin America’s 50 Best / MENA’s 50 Best / North America’s 50 Best)
영국 William Reed Business Media가 주최하는 리스트로, 전 세계와 지역별 레스토랑을 나누어 매년 순위를 발표해요. 선정은 전문가 패널(셰프, 레스토랑 운영자, 음식 평론가, 미식가 등) 의 투표를 통해 이루어지고, 음식의 창의성·서비스·분위기·완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 미쉐린 가이드 (Michelin Guide)
프랑스 미쉐린(Michelin) 이 발간하는 가이드북으로, 요리사의 기술, 재료의 품질, 맛의 일관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요. 결과에 따라 1~3개의 별을 부여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 중 하나입니다.
두 평가를 비교해보면, 50 베스트는 미식계의 트렌드와 다양한 전문가의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라서 변화가 빠르고, 미쉐린은 보수적이고 엄격한 심사 기준으로 별을 주는 제도라서 안정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두 가지를 함께 참고합니다.
예전부터 Gaggan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어요. 인도 출신 셰프이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1위를 했습니다. 2019년에는 레스토랑이 문을 닫으면서 리스트에는 빠졌지만, 2020년에 다시 문을 열었고, 2025년에는 아시아 50 베스트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하면서 동시에 세계 50 베스트 레스토랑 순위에서 6위에 올랐어요.
지금은 문을 닫은 Gaggan의 좀 더 캐주얼한 레스토랑이 싱가포르에 있어서 경험을 해본 적은 있었어요.
방콕에는 여러 번 왔어도 굳이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이번에 오래 머물다 보니 아시아에서 이렇게 유명한 셰프라면 한 번쯤 경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레스토랑 위치를 검색하다가 단독 레스토랑( Gaggan) 말고도 **루이비통과 협업한 “Gaggan at Louis Vuitton The Place”**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Gaggan at LV는 Asia 50 31위 입니다.2025년 기준) 저는 여기가 그냥 카페만 있는 줄 알았는데, 2층에 레스토랑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예약 과정과 비용
예약은 Sevenrooms를 통해 진행했는데, 문제는 1인 예약이 선택이 안 되는 거였어요. 바로 포기하지 않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원하는 날짜와 인원을 말씀드리니 다행히 다음날 예약 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았고, Payment Link도 따로 보내주셔서 결제를 완료해예약이 확정됐습니다. 이곳은 예약 시 코스 전체 비용을 인원수 대로 지불해야지만 예약이 확정 됩니다.
- 점심/저녁 동일 코스 8,000바트
- 세금·서비스비 포함 총 9,416바트 (약 42만 원)
- 그리고 현장에서 칵테일과 아메리카노를 추가 주문했는데, 세금과 봉사료까지 합쳐 953.37바트가 나왔습니다. 한국 돈으로 약 4만 원 정도였어요.
또 알러지나 못 먹는 재료가 있는지도 미리 꼼꼼히 체크해주셔서 메일로 답변을 드렸습니다.
저는 평소16/8 간헐적 단식을해서 전날 점심까지만 먹은 상태였지만, 이날은 이 코스를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 아침도 일부러 굶고 점심 예약 시간에 맞춰 갔습니다.
도착과 분위기
위치는 Gayson Amarand 빌딩 2층이에요. 내부는 크진 않지만 아늑하고 편안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오늘 제 테이블을 담당할 메인 서버와 보조 서버 두 분이 이름을 소개하며 인사해주셨어요.
물은 스파클링 워터로 부탁했고, 음료는 Hendrick’s 진이 들어간 칵테일 **Jardin (590바트)**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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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경험
- 첫 스낵: 손에 꽃 모양 스낵을 올리고 있으면 서버가 그 위에 Gaggan 시그니처 요거트를 얹어줍니다. 그대로 한입에 먹는 방식인데, 달달하고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 두 번째 코스: 초콜릿과 칼루아가 들어간 그림 같은 음식이었는데, 접시를 직접 들고 핥아 먹어야 하는 방식이라 살짝 부끄러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썸남과는 절대 같이 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 이어서 얼음컵에 담긴 차가운 디쉬가 나오고, 그다음에는 지구본 모양 요리가 나왔습니다. 지구를 모티브로 한 3겹 레이어였는데, 각각 영국·싱가포르·태국의 맛을 표현했어요. 각 나라의 재료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도 조화로웠습니다.

- 그 다음은 인도의 맛을 표현한 세 가지 요리였고, 향신료 향이 과하지 않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이어서 부드러운 커리와 버터로 시어링한 대구살, 그리고 홋카이도 가리비가 들어간 상큼한 요리가 나와 팔레트 클렌저 역할을 했습니다.


- 메인은 일본 와규 안심 스테이크였는데, 정말 입에서 녹는 듯한 식감이었어요.

- 마지막으로는 길쭉한 **인도 쌀(바스마티 쌀)**과 치킨 커리가 나왔습니다.

디저트와 마무리
디저트 전에 화장실이 혹시 다녀오시겠냐 라고 세심하게 물어봐주시더라고요. 저는 아메리카노도 추가로 주문했어요.

- 첫 디저트는 초콜릿 비스킷과 코코넛 아이스크림 조합이었어요.

- 두 번째 디저트는 위에 LV 모노그램 스낵이 있고, 안에는 코코넛 아이스크림·들깨·초콜릿이 들어 있었습니다. 모노그램을 스푼으로 부숴 먹는 방식이었는데, 먹다 보니 갑자기 매운맛이 확 느껴졌습니다. 서버분께 물어보니 칠리 오일이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매운 디저트라는 점이 독특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코스가 끝난 후 Gaggan의 사인이 들어간 메뉴를 주셨어요. 메뉴는 3개월마다 바뀐다고 해요.
식사 후에는 서버분이 루이비통 전시회를 가보셨냐고 물어봐 주셨고, 아직 안 갔다고 하니 바로 무료 예약까지 도와주셨어요. 소화도 시킬 겸 전시를 둘러볼 수 있어 마무리까지 만족스러웠습니다.

총평
2025년에 다녀온 레스토랑 중 최고였어요. 요리의 창의성과 완성도, 서비스의 세심함, 공간의 분위기까지 모든 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방콕에서 이렇게 인상 깊은 경험을 하게 될 줄 몰랐고, 오래 기억에 남을 파인다이닝이에요.
주소: Gaggan At Louis Vuitton Unit 2F-S01, Second Floor, Gaysorn Amarin Building No. 496-502 Ploenchit Road, Lumpini, Pathumwan, Bangkok 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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